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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김동인의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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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은 '복녀'라는 주인공이 가난한 환경 속에서 도덕적인 의지를 상실한 채, 끝내는 비극적인 파멸에 빠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복녀가 극단적인 파멸, 곧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는 가난한 삶이라는 외부적인 사회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을 감상할 때에는 복녀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적 조건과 그것에 의해 변해가는 복녀의 성격에 주목해 봐야 한다. 또한 이를 통해 가난이라는 외부적인 삶의 조건이 어떻게 한 인간을 타락시킬 수 있는지를 살펴보자. 

 

김동인의 '감자'

 

작가 소개 <김동인>

    1. 생애
      김동인(1900-1951)은 평양에서 태어난 한국 근대 문학의 선구자로,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문학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다. 그는 형 김동삼의 영향을 받아 문학과 애국정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일본에서 유학하며 서구 문학과 근대 문학 이론을 접했다.

      2. 문학 활동
      김동인은 1919년 동인지 *<창조>*를 창간하여 한국 문학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그는 "문학은 예술이다"라는 신념 아래 작품에서 예술적 완성도를 중시하며, 감각적이고 세밀한 묘사를 통해 인간의 본성과 사회의 모순을 파헤쳤다.

      3. 문학적 특징
      •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경향: 인간의 본능과 사회적 환경의 상호작용을 탐구.
      • 세밀한 심리 묘사와 날카로운 비판적 시각.
      • 서정성과 비극성을 결합한 서사 구조.

김동인의 '감자'


작품 <감자>의 줄거리

  복녀는 가난했지만 정직한 농가의 유교적 자율에 따라 자란 농민의 딸이다. 그녀는 막연하나마 도덕에 대한 의식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열다섯 살 때 동네 홀아비에게 팔려서 시집을 간다. 그녀가 시집 간 20년 연상의 남편은 게으르고 무능했기 때문에 전답도 없어지고 신용도 떨어져,  막벌이는 물론 행랑살이마저 못하게 되고 결국 그들 부부는 칠성문 밖 빈민굴로 쫓겨나 살게 된다. 거기 모여 사는 사람들은 겉으로는 비럭질을 해서 살지만, 그 가운데 상당수가 도적질이나 매음을 한다.   

  복녀가  빈민굴로 온 그 해 여름, 기자묘 솔밭에 송충이가 들끓었다. 이를 없애는 데 이 곳 아낙네들을 인부로 쓰게 됐다. 복녀도 굶고만 있을 수 없어 인부로 자원했고, 어느 날 일에 나갔다가 감독의 호감을 사서 여느 여자 인부처럼 작업 대신 정조 제공만으로 품삯을 많이 받게 된다. 이때부터 복녀는 도덕과 인생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이제 그녀는 비럭질을 하러 다닐 필요가 없게 되었다. 거침없이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몸을 내어 맡기고, 거기서 생기는 수입으로 그들 부부는 옛날처럼 끼니를 이어갈 걱정을 하지 않게 된 것이다.

  송충이잡이는 여름으로 끝났다. 그러나 그 후에도 복녀의 매음은 계속됐고, 가을에는 중국인 채마밭의 감자며 배추를 도둑질하기까지 했다. 어느 날 밤, 복녀는 감자 한 바구니를 도둑질하고 일어서다가 주인인 왕 서방에게 들켜 죄의 대가로 몸을 판다. 이를 계기로 왕 서방은 수시로 복녀와 매음하게 된다. 그러다가 왕 서방이 신부를 얻게 되자, 복녀는 질투심에 불타 낫을 품고 신방에 뛰어든다. 그러난 복녀는 도리어 왕 서방의 손에 죽고  만다. 사흘 뒤  복녀의 시체는 왕 서방과 남편 등의 흥정과 모의에 의해 뇌일혈로 죽었다는 거짓 진단에 따라 공동 묘지에 묻힌다.     

 

  1. 줄거리 요약
    • 주인공 복녀는 가난한 농가 출신으로, 빈곤 속에서 삶의 욕망과 생존의 갈등을 겪는다. 그녀는 남편에게 의존하던 삶에서 점점 타락해 가며, 부도덕한 방법으로 생계를 유지하려 한다.
    • 복녀는 마침내 감자를 훔치다 발각되면서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욕망과 사회적 억압이 교차하는 상황이 생생히 그려진다.
  2. 주제
    • 가난과 인간의 본성: 빈곤이 인간의 도덕성과 삶의 방향성을 어떻게 변형시키는지를 보여줌.
    • 사회적 모순과 갈등: 일제강점기 한국 사회의 계층 구조와 경제적 압박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
  3. 문학적 특징
    • 사실적이고 치밀한 묘사: 복녀의 심리와 환경을 세세하게 묘사하여 독자로 하여금 생생한 공감을 이끌어냄.
    • 자연주의적 경향: 복녀의 타락과 몰락 과정을 통해 인간이 환경과 본능에 의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표현.
  4. 의의
    • *<감자>*는 한국 근대 문학에서 사실주의와 자연주의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당시 한국 사회의 어두운 현실과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감자>의 환경적 의미와 작가 의식

 이 작품은 생활 환경 때문에 윤리적 파탄과 인생관의 변화를 가져온 주인공이 끝내 현실적 갈등의 희생물이 되고 마는 비극적인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 주고 있는 작품이다. 여기에서의 생활 환경은 물론 일제 식민지 지배 하의 곤궁한 사회 현실이다. 이 작품은 우선 이러한 사회 현실을 저변으로 하여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에  그 특징이 있는데, 그것은 곧 작품의 배경이 되고 있는 곤궁한 현실이 복녀의 비극적 삶을 강요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작가는 주인공의 인간적 본능, 곧 육체적 쾌락에의 긍정이나 애정에의 본능적 독점 의식, 그리고 주어진 현실 속에서 그저 특별한 각성 없이 생명의 연장과 궁핍의 모면에 집착하는 삶의 태도들에 대해서도 결코 소홀하지 않다. 오히려 이 점에 작가는 보다 큰 관심과 심화된 의지를 투영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소설 미학적 측면들과 작가 의식의 세부적 단면들로 미루어 <감자>는 김동인의 자연주의적 경향을 이루는 한 전형의 작품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복녀>의 성격 변화와 그 운명적 의미

  <감자>는 김동인의 자연주의적 인간관과 가치관을 가장 잘 보여 주고 있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가난은 하나마 정직한 농가에서 규칙 있게 자라난', 그리고 '막연하나마 도덕이라는 것에 대한 저품을 가지고 있는', 복녀라는 한 여인이 생존을 위협하는 가난한 환경 때문에 도덕 의식을 상실하고, 점차 동물적 인간으로 타락해 마침내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관찰자적인 냉정한 필치로 그리고 있다. 이 작품에서 도덕적 가치에 대한 작가의 부정적 태도는 남편 아닌 남성과 최초로 육체적 관계를 가진 후, 변모하는 주인공 복녀의 내적 변화에서 엿볼 수 있다. 

 

  복녀의 인간적 변모는 철저히 동물적인 것이었는데 그녀에게서 도덕 의식을 지닌 보통 인간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죄의식이나 양심의 가책에 의한 내적 갈등은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자신이 겪게 된 초유의 경험을, 자신의 삶을 타개하기 위한 새로운 수단으로 삼으려는 본능적 충동에 강하게 지배되어 있음을 엿볼 수 있을 뿐이다. <감자>에서 작가는 반사회적인 환경으로 인해 도덕성을 상실하고 동물적 존재로 전락해 가는 한 여인의 삶의 과정을 통하여 인간 존재와 운명의 결정 요인으로서의 환경을 강조하는 환경 결정론과 도덕적 가치 부정의 자연주의적 인간관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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